신화의 중독 MV 그리고 신화



나이를 좀 먹고(?) 나니 '아 내가 나이 먹었구나' 하고 느낄 때 중 하나가 어렸을 때 좋아하던 연예인들의 뒷얘기가 방송에서 나올 때인것 같다. 사건 사고의 뒷 얘기라던가, 그 당시 당사자들의 입장, 정황이라던가... 엊그제 감자골 개그맨들이 라디오 스타 나와서 얘기하는 걸 보면서 아 예전에 그랬었는데, 저런 사건 있었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자니 아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 나 그동안 좀 늙었네 생각이 절로 드는건 어쩔 수 없는 일 같다.

빠질의 경력을 되짚어 보면 나는 항상 신화 빠수니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니지도 않은 애매한 단계였다. 실상 콘서트는 가본적 없지만 그렇다고 신화 얘기 하면 웬만하면 모르는건 없고... 앨범 발매일에 맞춰 앨범 사거나 앨범 판매량 위해 CD, 테이프 두 개씩 산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앨범을 안 산건 아니고...(단지 좀 늦게 사서 그렇지) 생각해보니 내가 젤로 첨에 샀던 팬북이 멜로디였던거 같다. 주로 민셩이 많았던거 같은데 이 책 언제부터 집에서 없었는지도 모르겠네 ㅋㅋ

신화는 티오피로 잘됐지만 나는 티오피보다 신화가 all your dreams 뮤비 찍을 때 즘 MTV의 making the video(어린 시절에 프로 이름보고 감탄ㅋㅋ)에 나왔는데 거기서 본 신화 개그 코드가 너무 잘 맞아서 그때부터 나는 관심을 가졌던거 같다. 오토바이 춤 추고 잠자리채 가지고 무술한답시고 한강 다리 밑에서 어두운 밤에 조명 밑에 옹기종기 모여서 자기들끼리 그러고 노는게 너무 웃겨서 혼자 완전 빠졌던 기억. 맨날 신화 생각나면 검색검색 하다 이거까지 검색하는데 그 시절 티비로 본 이후로 본 기억이 한 번도 없다... 다시 보고 싶은데ㅠㅠ

관심 갖고 나니 신화 노래들은 내 취향인게 많아서 가끔 생각나면 스트리밍에 3집부터 싹 걸어놓고 정주행으로 다 듣는다.(1집과 2집은 나한텐 별로 추억이 없어서 그런지 잘 안듣게 되고.) 노래 뿐 아니라 뮤직비디오도 좋아하는게 몇 개 있는데 겨울 되면 꼭 생각나는게 이 중독. 중독은 노래도 겁나 내 취향이라 좋은데 뮤직비디오도 또 겁내 내 취향. 각 멤버 다 맘에 드는 장면이 있는데 신혜성이랑 에릭만 예쁜 장면이 없어서 볼때마다 그게 좀 아쉽긴 하지만. 전진이랑 앤디가 좋은 장면이 좀 많았다. 중간에 빨래(?) 널어진 장면이랑 후반부에 눈 오는데 뒷모습 장면이랑. 김동완 추운데서 립싱크 하는 장면이나 눈발 날리는 저런 장면들 때문에 겨울에 항상 생각이 나는거 같기도 하다.


최장수 아이돌이란 타이틀 덕분에 나도 같이 나이 13년을 먹었더니 쌓여가는건 추억이라 신화 볼 때마다 그때그때 예전 일들이 생각나니 그런 점에서 좋은 것 같다. 그네들이 나와서 과거 얘기 하지 않는건 아니지만 해체 그룹이 '예전에는 이런것들을 잘 몰랐던 것 같아요','소통이 잘 안됐던것 같아요','그땐 다 그랬죠' 하는 얘기 듣는것보다 '예전에 우리는 철없었는데 그런 애들이 나이 먹고 지금까지 잘버텨 이렇게까지 컸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점에서 확실히 다르다. 그런 얘기를 듣는 내 마음도 다르겠고. 그래서 신화가 오래 가는게 괜히 나도 뿌듯하고 좋다. 내 13년은 돌이켜보면 뭐했나 싶을 정도로 난장판이지만(ㅋㅋ) 그냥 같이 열심히 살아가는 느낌이 드니까 그런게 참 좋은 거 같아.


신화에 대한 추억 중에 뜬금없이 웃겼던게 예전에 NHK였나? 한-일 교류 어쩌고저쩌고 그런거 때문에 합동공연 같은걸 한 적이 있었는데 Rag fair랑 신화랑 출연자 명단에 올랐던거. 라그페어가 신화 대기실 앞에 가서 인사도 못하고 할까말까 망설였다고 어디선가 인터뷰 한 걸 봤는데 그거 보면서 기분이 진짜진짜 이상했다 ㅋㅋㅋㅋㅋ 뭔가 내가 좋아하는 두 그룹이 각각 다른 분할된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데 두 세계가 만났어 ㅋㅋㅋㅋ


얼마전에 강심장 보는데 '신하'가 티오피 추려니까 전진이 뒤에서 '어우 옛날생각나!'하는데 나도 옛날 생각나더라. 이거랑 미남 6총사 티저 봐서 갑자기 아련아련하게 신화 생각나나 싶기도 하고. 2012년에 신화 컴백한다는데 또 앨범은 판매량 집계에 전혀 관계 없을 시기에나 늦게 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사긴 살듯. 그거와 관계 없이 2012년 컴백이 기다려진다. 3월에 컴백하면 나도 3월부턴 또 다른 삶을 사니까 왠지 같이 시작하는 기분일듯. 이렇게 신화와의 추억이 쌓여만 가는구나.

이상한 밤. R

밤은 이상하고 새벽은 기묘하다. 어두워서만 그런게 아니라 공기 성분 자체가 달라지는 것 같다. 아니면 사람의 마음에도 생체주기 같이 깊이의 고저가 반복되는 주기가 있어서 밤은 낮과는 다른 주기의 마음인가보다. 그래서 이리 별 생각이 다 드나.

빠질은 오래했다. 대상이 한정적이지 않았고 유일하지도 않았다. 한 번 좋아하기 시작하면 중간에 그 마음이 식더라도 어느새 다시 생각나곤 하니 누적된 모든걸 지금은 좋아하고 있는거나 마찮가지다. 이런 나를 친구는 잡팬이라 말하고 나도 별로 반박하고 싶진 않다. 내 인생 철학은 좋으면 장땡이니까.

무언가를 좋아하기 시작하면 나는 자주 헤맨다. 주객이 전도되는 건 물론이거니와 가끔 내가 뭘 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는 순간이 항상 왔다. 어렸을 때는 도망치거나 포기했지만 나이를 먹고 나니 이런 것도 다 내가 풀어나가야 하는 인생의 한 순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삶에서 빠질은 매우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철 없던 어렸을 때부터 해온 일이라 그런지 내 인격 형성에도 매우 크게 작용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금도 어렸을 때 생긴 이런 부분들은 고치기가 힘들다. 타인을 대함에 있어서도, 일을 해나감에 있어서도.

요새는 그런 생각이 자주 든다. 내가 이런 걸 아예 몰랐다면 배울 수 있었던 건 어떤게 있었을까. 빠질 자체보다는 그 때문에 겪는 많은 사건들이 나를 만든거나 마찮가지이기 때문에 모르고 살았다면 나는 어떤 인간이 되어있을까 하는 생각. 그렇지만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을지도 모른다거나 아예 이런걸 몰랐다면 좋았을껄 하는 마음보다는 지금의 내가 더 많은걸 어렸을 때부터 깨우쳤을꺼란 생각은 한다. 합리화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처럼 쉽게 휘둘리고 흔들리는 사람이 어떤 걸 겪을 수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은 항상 버릴 수가 없다. 가지 않을 길. 걷지 않은 길.

인생사가 다 있고 역사가 다 있다 라고 생각한다. 사람 사는 일은 다 똑같다. 보통 사람이 가지는 마음에 애국심, 애사심, 애교심 등이 있다면 빠수니는 애빠심이 있다. 팬사이트에 대한 소속감도 있다. 사람일은 정말 다 똑같다. 역사 열심히 배워도 현실에선 실천 안되는 것처럼 빠질도 반성과 실천이 없으니 매번 똑같은 것도 같아.

난 사실 항상 빠질하면서 그렇게 깊이 관여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기억력도 좋지 않고 남의 일에 대해 묻는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깊은 실상까진 잘 모른다. 그리고 사람이 천상 게으르기도 하고... 돌이켜보니 게으른게 제일 문제구나. 그래서인지 지나오면서 항상 적정선을 지키는게 나에게는 오래오래 즐겁게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구나 하고 생각한다. 그 적정선이 어디일까, 하는 문제가 요샌 제일 많이 생각하는 거기도 하고.



이걸 앞으로 어떻게 계속 풀어나가야 하는게 숙제. 근데 왜 두서도 없는 이런 얘기를 쓰고 있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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